아버님, 지금까지의 모든 날들이 슬픔을 품고 다 흘러갔사옵니다. 그러기에 저희는 앞으로 다가오는 날들을 슬픔을 품고 흘러가게 해서는 안 될 책임을 짊어졌사옵니다. 저희는 이 나라에 비운이 깃드는 이때에 그 비운을 걷어버리고 소망과 희망을 심어 줘야 할 사명을 지닌 통일교회의 무리이옵니다.
제5절 만물의 날을 문자대로만 알지 않게 해주시옵소서
절망과 낙담과 비애와 탄식이 감도는 역사사조에 있어서 그것들을 극복할 수 있고 새로운 소망과 희망을 남겨 놓을 수 있는 통일주의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 길을 가기 위해서는 보다 공적인 가치를 찾아서 생활해야 한다는 것을 아는 당신의 아들딸들이 되게 해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아버지, 지금까지 통일교회가 당신의 경륜의 뜻을 따라 나오는 과정에는 슬픈 사연도 많았사옵니다.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딱한 사정에 몰려 발을 동동 구르면서 아버지가 없다고 저주하고 싶은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사옵니다. 그런 지난날들을 생각할 때마다 말할 수 없이 초조하고 조급하게 시간 시간을 거쳐 오신 아버지가 얼마나 불쌍하신 분인가를 저희가 다시 한 번 느끼옵니다.
저희를 위해 얼굴을 상하셨고, 저희를 위해 손발을 상하신 당신이었사옵니다. 이뿐만 아니라 천만 번 수고로운 공적인 인연을 갖추시고 저희를 위하여 눈물과 피와 땀을 흘리신 아버지인 것을 알고 있사옵니다. 이렇게 아버지께서 저희의 생활권에서 저희와 더불어 살고 계신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될 때 아버지의 손을 붙들고 영원히 놓고 싶지 않은 간절함이 저희의 마음에 복받쳐야 되겠사옵니다. 아버지의 목을 붙들고 산길이나 어떤 길이라도 따라가고 싶은 마음에 복받쳐야 되겠사옵니다. 그런 인연을 갖추어 힘이 부족하더라도 어버이를 업고 가는 생활을 해야 되겠다는 마음이 나를 지배하고 생애에 넘치게 될 때, 비로소 효와 충의 도리를 다한 입장이 된다는 것을 아는 저희가 되게 해주시옵소서.
아버지! 이 만물의 날이 설정될 때까지의 1960년대를 중심삼아 그 누구도 알지 못하던 싸움의 분기점, 좌로 갈 것인지 우로 갈 것인지 탕감의 인연을 결정지어야 했던 그때를 다시 한 번 회상하게 되옵니다.
그렇게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린 골짜기에서 아버지를 모셔 놓고, 대신 찾은 가치를 지니고 아버지를 중심삼은 소망 가운데에서 통일교회 가정의 역사가 시작되었사옵니다.
그 인연을 따라 부모의 날, 자녀의 날, 만물의 날이 책정되었사옵니다. 이런 날을 기반으로 하여 세워진 날이 하나님의 날이옵니다. 이 하나님의 날이 곧 만물의 날이 되고, 자녀의 날이 되고, 또한 부모의 날이 되어야 할 것이었는데도 불구하고 한 날에 이뤄져야 할 영광의 날이 간격을 두고 누덕누덕 꿰매져서 갖춰졌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되옵니다. 이런 날을 맞을 적마다 그 배후에 있는 인류의 시조가 실수한 것을 마음으로 회개하지 않을 수 없사옵니다. 아버님, 용납해 주시옵소서.
전폭의 비단을 그냥 그대로 마름질하여 만든 옷과 같이 말할 수 없이 가치로워야 함에도 불구하고 누덕누덕 기운 옷과 같이 되었다는 것이 부끄러운 사실이라는 것을 저희는 느껴야 되겠사옵니다. 이날을 맞을 적마다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면서 불쌍하신 당신을 마음으로 동정하고, 다른 사람은 효를 하지 못하더라도 나만은 효를 다하겠노라고 이를 악물고 혀를 깨물면서 맹세할 수 있는 저희가 되게 하시옵소서. 이날을 맞을 적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맹세를 하는 데 이날을 기념하는 본의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당신의 아들딸이 되게 해주시옵길, 아버지,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아버지의 옷깃을 한 번 붙들면 영원히 놓지 않겠다고 결의한 아들딸이 있사옵니까? 옷깃뿐만이 아니라 손목을 붙들면 자신의 손이 빠지고 자신의 몸이 일그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놓을 수 없는 아버지의 손목이라고 하면서 생명을 다하여 그 손목을 붙들고 가겠다고 하는 아들딸이 있사옵니까? 당신의 목을 끌어안고 당신의 품에 안기어 영원히 떠날 수 없다며 죽은 길이나 망하는 길이라도 그것을 잃을까 봐 두려워하면서 허덕이고 가는 아들딸이 있사옵니까?
세상적으로 보면 불쌍하고 모든 것을 잃어버린 사람일지라도 누구도 갖지 못하는 기준의 가치를 지녀 천지의 인연을 몽땅 사로잡은 채 그 내용을 모조리 움직여 갈 수 있고, 모든 가치의 근거가 거기에 깃들어 있다는 것을 알고 그것만을 자랑하고 그것만을 높이고 그것만을 위하여 사는 아들딸이 있사옵니까? 세상만사는 흘러가고 사회 환경은 변하더라도 마음은 변하지 않고 반드시 역사를 창조하고 환경을 창조한다는 사실을 확실히 아는 당신의 아들딸이 많게 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아버지, 저희 통일교인들이 가는 길을 축복해 주시옵소서. 저희는 지금까지 벌거숭이 몸이었사옵니다. 저희가 벌거숭이가 된 것은 아버지를 위해서였사오니 벌거벗은 몸이 얼어 죽는 운명에 처하더라도 저희는 감사해야 되겠사옵니다. 얼어붙은 몸으로 원수의 창끝에 찔려 쓰러지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그런 자리가 저희 앞에 나타나지 않은 것을 감사할 줄 아는 당신의 아들딸이 되게 해주시옵소서.
오늘 이 자리에 모인 당신의 아들딸들이 만물의 날을 문자대로만 알지 않게 해주시옵소서. 만물이 문제가 아니라 만물이 따를 수 있는 사람이 문제요, 그 사람이 아버님을 따를 수 있는 것이 문제인 것을 알게 해주시옵소서. 그럴 수 있는 참된 사람에게 치리받고 싶고 관리받고 싶은 것이 만물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시옵소서. 세상을 사랑하고 만물을 사랑하는 당신의 아들딸들이 되게 해주시옵소서. 누구보다 만물의 가치를 깊이 깨닫고 만물을 관리할 수 있는 당신의 아들딸들이 되게 해주시옵기를 간절히 부탁드리고 원하옵니다.
아버지, 이날에 모인 당신의 아들딸들을 축복해 주시옵고 세계에 널리어 선교에 임하고 있는 아들딸들을 기억해 주시옵소서. 그들이 흘린 눈물을 천배 만배로 당신이 갚아 주시옵고, 그들을 보호해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니다. 저희가 한스러운 기아선상에 부딪치더라도, 휘몰아치는 환경에 부딪치더라도 당신을 찾아가게 해주시고 저희가 그런 자리에 있을 때, 아버지, 긍휼하신 손길로 같이해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감정이 통하지 않는 이방 민족이오나 아버지와 연결시키어 부자의 인연을 맺게 하시옵소서.
외로운 신앙길을 가야 한다는 것을 생각할 때 원수의 총칼이 겨누고 있다고 하더라도 복귀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시옵고, 미리 지도해 주시옵소서. 이 나라를 아버지께서 같이하시는 나라와 민족으로 남겨 주시옵길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이날을 찾으려고 했지만 실체를 쓰고 이 땅에서 찾지 못하여 한을 품고 영계에 가서 지극히 고통당하는 영인들이 많이 있는 줄 아옵니다. 그들에게 선을 위해 협조할 수 있는 특사를 부여하시옵고, 지상에 선한 풍습을 세우는 데 협조할 수 있는 영광의 은사를 부여해 주시옵소서.
이 땅 위의 온 인류가 선의 뜻을 세우기 위해 생명을 아끼지 않고 신앙길을 달려갈 줄 아는 당신의 아들딸들이 되게 해주시옵소서. 그들의 갈 길을 밝혀 주시옵고, 인도해 주시옵고, 그들에게 당신의 생명의 노선을 가려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끝날에 이르러 환희에 넘쳐 당신을 맞이할 수 있는 아들딸이 되게 해주시옵길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이 길을 가다가 지친 아들딸이나 떨어진 아들딸을 붙들어 주시옵소서. 그들의 발길을 수습하시어 패자의 쓴잔을 마시더라도 복수의 심정으로 내일을 바라보는 사람이 되지 않게 해주시옵고, 희망을 가지고 재기의 기회를 바라보면서 나아가는 아들딸이 되게 해주시옵소서.
대한민국의 수많은 사람들, 더구나 기독교 신도들은 지은 죄가 많사옵니다. 지금까지 통일교회에 대하여 불신과 핍박을 가해 왔던 것은 그들이 몰라서 한 것이오니 용서해 주시옵길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이날을 맞이함에 있어서 원수를 앞에 놓고서는 기쁜 날로 맞이할 수 없는 것을 알고 있사오니, 세상이 이날을 맞이하여 용서를 빌고 아버지께 경배드릴 수 있는 거룩한 날이 되게 해주시옵기를 바라옵니다.
남아진 날들과 이 세계가 당신의 영광 가운데, 당신의 자비와 당신의 사랑권에 머물 때까지 온 인류가 망하지 않게 해주시옵고 여기에 모인 아들딸들이 그날을 맞이할 수 있는 승리적인 아들딸들이 되게 해주시옵기를 간절히 부탁드리면서, 모든 말씀을 참부모의 성호를 받들어 아뢰었사옵니다. 아주! (1970.6.4)